[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전면 방수 패널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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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C     brc@brcorp.co.kr
0 539 2011-06-28 15:14 ( 211.��.8.83 )

[Company] 2㎜ 필름 붙여 방수 PC 만들어
벤처기업 BRC, 국내 최초 산업용 방수 PC 개발…삼익THK 등에 납품

 
BRC의 김창준(왼쪽), 신귀현 공동대표가 서울 종로구 명륜동 사무실에서 산업용 PC를 들고 웃고 있다.

직원 10명의 벤처기업이 큰일을 해냈다. 산업용 PC 제조업체 BRC는 6월 초 국내 최초로 전면(前面)이 산업용 방수·방진(防塵) PC인 ‘BWP-A700T’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자동차·식품·제약 등 국내 생산현장에서는 지금까지 대만제 방수·방진 PC가 사용돼 왔다. 이번에 개발된 BWP-A700T는 일체형 PC(모니터와 PC가 결합된 제품)로 터치스크린 방식이다. 글로벌 방수·방진등급(국제전기제품 외함 보호구격)인 IP등급 65도 받았다. IP등급 65는 모든 방향에서 나오는 물과 먼지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BRC의 신귀현(39) 공동대표는 “BWP-A700T는 7월 초 현대자동차 계열사와 산업설비 자동화업체 삼익THK에 납품된다”며 “식품 대기업과 대형 제약업체와도 납품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준(39) 공동대표는 “올해 1000대 판매가 목표”라고 밝혔다.

신 대표는 패키지 디자인 전문업체 디자인피플의 디자인팀장으로 일했다. 청정원 김, 웅진식품 후레쉬업의 포장지를 만들었다. 김 대표는 글로벌 모니터업체 대만 AOC의 국내 총판사였던 올링스미디어에서 연구개발팀장을 역임했다. 두 사람은 2005년 올링스미디어의 모니터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면서 인연을 맺었고, 2007년 BRC를 공동창업했다.

BRC는 처음엔 대만의 산업용 방수 PC를 수입해 차병원 차움스파·한독약품·SPC그룹·르노삼성 계열사 등에 공급했다. BRC의 지난해 매출은 약 15억원이고, 내년에는 100억원 돌파가 목표다.

국내 1호 산업용 방수·방진 PC의 개발을 제안한 이는 신 대표다. 지난해 여름 수영장에서 유행했던 디지털카메라 방수케이스 ‘디카팩’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디카팩은 디지털카메라 모양의 투명한 비닐케이스다. 이 팩에 디카를 넣으면 물속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신 대표는 “디카팩 원리를 산업용 PC에 적용하면 방수·방진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관건은 산업용 PC를 어떻게 팩에 담느냐였다. 이번엔 김 대표가 나섰다. 김 대표와 연구팀 6명은 200만원에 달하는 대만제 산업용 방수·방진 PC 수십 대를 일일이 분해했다. 수천만원을 날렸지만 비법을 찾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그 과정에서 얇은 필름 한 장으로 방수·방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G11로 불리는 방수·방진 필름이 비법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또 있었다. 필름의 적절한 두께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방수·방진 필름의 두께가 얇으면 제품 안전성이 떨어졌다. 필름이 쉽게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필름이 두꺼우면 터치가 쉽지 않았다. 불철주야 연구를 거듭한 김 대표와 연구팀은 6개월 만에 최적의 두께를 찾았다. 약 2㎜였다(※ 김 대표는 영업비밀이라며 정확한 두께는 밝히지 않았다). 김 대표는 “산업용 PC의 스크린에 2㎜ 두께의 방수·방진 필름을 붙이자 내구성은 좋아지고 터치감은 떨어지지 않았다”며 “2㎜의 비밀을 발견했을 때 눈물을 훔치는 직원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우여곡절 끝에 개발한 BWP-A700T의 모델은 팬리스(fanless)와 듀얼코어 제품 등 두 개다. 팬리스 제품은 먼지가 날리지 않고 열이 적게 난다. 듀얼코어는 빠른 처리속도가 장점이다.

산업용 PC 세계 시장은 연간 50억 달러 규모. 신 대표는 “BWP-A700T를 통해 우선 대만 제품이 휩쓸고 있는 국내 산업용 PC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BWP-A700T 가격은 100만원대 초반으로 대만 제품의 60% 수준”이라며 “이를 발판으로 산업용 PC시장에 낀 가격 거품을 빼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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